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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2] 오늘 하루 당신의 스마트폰 사용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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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680회   작성일 : 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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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톡스’ 해봤더니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한 사람들의 후기가 이어졌다. 찾기 어렵게 스마트폰의 앱 배열을 바꾸고, 설정한 사용 시간이 초과하면 자동으로 '잠금' 상태가 되는 앱을 설치한다든지 이용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앱의 ‘푸시(알림)’ 기능을 꺼놨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특히 이 책은 ‘트위터 탈출 버튼’으로 알려졌는데 책을 읽고 ‘트위터(현재 X) 끊기’를 시도한 이들도 있었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작곡가 코드쿤스트도 스마트폰을 잠금통에 넣고 10시간 봉인한 뒤 ‘아날로그적 하루’를 보내는 동안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디지털 디톡스(디지털 기기 사용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거리두기에 실패한다. 핸드폰을 하루 10시간 넘게 사용하는 SNS ‘헤비 유저’ 강태영 어크로스 편집자도 그중 한 명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편집하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디지털 디톡스를 시도했고 사용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책이 나오고 홍보에 매진하면서 다시 SNS 활동이 늘었다. 현재 하루 평균 12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거나 멈추려는 시도는 이처럼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도파민이다. 애나 렘키 미국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는 스마트폰이 우리를 도파민 중독자로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이 ‘현대판 피하주사 바늘’이라 설명하며 "우리는 ‘스와이프(화면을 쓸어 넘기는 것), 좋아요(페이스북), 트윗(트위터)’을 할 때마다 주의 집중-확인-주의 산만을 반복하고 빠른 쾌감을 얻기 위해 스마트폰에 의존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저서 〈도파민네이션〉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슬롯머신처럼 우리를 매료시키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는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의지나 도덕성의 결핍이 아니라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 도파민에서 찾는다. 스마트폰이 쉴 새 없이 도파민을 전달하고 인간이 그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임계점이 넘으면 어떤 자극을 주어도 쾌락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약물이나 도박 중독과 비슷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도 날로 심각해진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해 미국 성인 패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에 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83%는 깨어 있는 내내 스마트폰을 가까운 곳에 두고, 깨자마자 화면을 확인하는 이들도 65%에 달했다. 잠에서 깨자마자 스마트폰을 잡은 사람들은 샤워를 할 때도 뭔가 틀어놓고, 길을 다닐 때도 들여다보다가 잠들기 전까지 화면을 만지작거린다. 눈이나 손, 혹은 귀가 쉴 만한 잠시의 틈도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2년 스마트폰 과의존 현황’을 보면 3세에서 69세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이 23.6%다. 대략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이마저도 2018년 19.1%에서 시작해 팬데믹을 지나며 상승했다가 지난해 24.2%에 이른 후 처음으로 감소한 수치다. 반면 청소년은 매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의존 위험군이 2021년 37%에서 지난해 40.1%로 증가했다.

‘나쁜 생활 습관’을 만드는 매개체

〈손안에 갇힌 사람들〉을 집필한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 니컬러스 카다라스는 디지털 기기 습관을 ‘디지털 헤로인’이라 명명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중독’이 정식으로 진단 가능한 질병은 아니지만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해서 나온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젊은 층의 우울증과 자해 및 자살 시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진단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비벡 머시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은 공중보건 권고문을 발표하며 “SNS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복지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0~24세 자살률이 2007년에서 2018년 사이 57% 증가했다. 국내 연구도 비슷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가 진행한 2022년 청소년 정신 건강 중독 실태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NS를 과하게 사용하는 청소년일수록 교우관계가 낮고 우울 정도도 심하다는 걸 알 수 있다('청소년의 SNS 과의존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과 교우관계의 매개효과').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반박하거나 유의미한 연관이 없다는 연구도 종종 눈에 띈다.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스마트폰 때문에 눈을 비롯해 목, 허리 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노화 속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노화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만성 스트레스다. 만성 스트레스의 결과로 잘 알려진 증상이 우울과 불안의 증가다.  우울과 불안이 증가하며 수면장애가 생긴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연구한 논문을 보면 만성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우울과 불안의 증가나 수면장애가 관찰된다. 또 한 가지 확실한 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신체 활동을 적게 하는 경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정 교수가 보기에 스마트폰은 ‘나쁜 생활 습관’을 만드는 매개체다. “스마트폰 사용과 노화 메커니즘까지는 아직 연구가 안 되었지만 조만간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걸 넘어 기기 없이 살 수 없게 된 좀 더 선명한 이유가 최근 몇 년 사이 공개되기도 했다. 2021년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젊은 이용자들의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방치했다는 증거였다. 문건은 ‘10대 청소년들이 불안감과 우울증이 증가한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꼽았고 10대 가운데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가 인스타그램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의 전 직원 프랜시스 하우건은 의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사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자기 혐오와 자살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고도 회사가 이를 수정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을 바꾸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줄어든다. 그는 "페이스북은 대중의 안전보다 이익을 선택해왔다"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기업에 중독은 필수 요건이다. 요한 하리는 “집중력 파괴가 기술기업의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구글, 아마존, 메타,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은 메일이 올 때마다 알림 메시지 보내는 서비스를 만들어 화면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렸고,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열되는 ‘무한 스크롤’ 형태의 소비 방식을 개발했다. 기술 분야 저명인사들은 현대 기술이 유혹적이라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웨덴 정신과전문의인 안데르스 한센의 〈인스타 브레인〉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을 만든 저스틴 로젠스타인은 소셜미디어의 중독성을 알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설치한다. 스티브 잡스 역시 생전 아이들의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기로 유명한 '로테크(low tech)' 부모였다. 니컬러스 카다라스는 스웨터와 바가지 머리(빅테크 기업 대표들의 이미지)에 속지 말라고 한다. 미국 석유사업가 록펠러가 살던 시대에는 세계 제일의 부자가 석유 사업만 제패했지만 저커버그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생각과 욕구, 행동을 만들고 통제할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힘이다.

여러 국가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관련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18세 미만 청소년의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이용을 하루 2시간 이하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인터넷 미성년자 모델 건설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비록 중국이라 가능한 정책이긴 하지만 당국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동영상의 ‘자동 재생’ 기능을 비활성화하지 않으면 소셜미디어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유타주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법적 보호자의 동의 없이 SNS 계정을 개설할 수 없도록 했다. 한국은 직접적인 규제에는 소극적이다. 지난해 ‘제5차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기본계획’(2022~2024년)을 보면 예방 교육, 인식 전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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