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케이연성 대표

  "여러분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창문을 활짝 열고 눈부신 아침 햇살을 맞이하거나 명상으로 새로운 하루에 감사하며 일과 계획을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심코 핸드폰을 켜기 시작해 많은 시간을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보낸다. 심지어 잠자리에 누운 시간까지 핸드폰을 놓지 못한다. 어느새 손바닥만한 작은 기기가 개인과 세상을 연결하는 정보화 사회 필수품이 됐다.

 우리나라의 핸드폰 보급률이 이미 95%를 넘었다는 2021년 통계가 아니더라도 주위에서 없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쇼핑이나 음식 주문을 비롯한 식사 해결, 금융 업무, 게임 등 모든 일상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은 불편함을 떠나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 됐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인 넷 중 한 사람이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5시간에 이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얼마나 많은 시간인가! 호기심에 핸드폰 중독 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보았더니 ‘중독이 의심된다’고 나왔다. 정말일까?

외식하러 음식점에 가 보면, 어린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식사를 즐기는 젊은 부부를 종종 본다. 아이가 집중해서 조용히 스마트폰 화면을 오랫동안 보는 모습이 신기할 때가 많았다. 유아기 때부터 아이들은 기기에 익숙해지고, 자라면서 직접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소통을 한다. 또래들과 함께 어울려 공동체 문화를 익히고 사회성 발달이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친구와의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 놀아야 할 아이들은 입시를 위한 준비로 어릴 때부터 바쁘다. 친구를 만나 여유 있게 놀 시간이 없다. 학교를 마친 후에도 학원 수업으로 더 바쁘다.

 시간이 남을 때 대부분의 아이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십중팔구는 스마트폰의 세상에 쉽게 빠져든다. 대체할 만한 다른 놀이환경도 부족하고, 함께 놀아줄 대상이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다. 절제되지 않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으로 신체·정신적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충동적인 행동이 늘어나고, 집중력이 낮아지는 문제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방학을 맞이한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핸드폰을 비롯한 인터넷 이용 시간도 늘어나 부모는 걱정과 갈등이 많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18세 이하 청소년의 핸드폰은 와이파이를 포함해 이용 시간제한이 자동으로 설정되는 법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긴급한 상황을 대비한 기능과 통화기능은 자유롭게 살리면 되지 않을까? 청소년에게 스마트폰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어른인 나 역시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가 많다. 뉴스를 보거나 좋은 영상이나 강의를 듣기도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그냥 한 번 살펴보다 보면 제법 많은 시간을 그러고 있다는 것. 식사 중이나 대화 중에도 소리가 울리면 신경이 쓰인다. 카톡 단체방에서 매시간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실시간 뉴스가 뜬다. 물론 궁금하다. 하지만 잠시 글을 읽지 않는다고,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소리가 울리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잠시 외출할 때 스마트폰을 먼저 챙긴다. 스마트폰에 수많은 정보가 내장돼 있어 분실하면 보통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미팅이 있는 업무 중에는 무음 모드는 예의다. 휴일과 퇴근 후에는 되도록 핸드폰을 멀리하는 것 또한 가족에 대한 예의다. 스마트폰의 화면보다 가족의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며 웃자. 기기도 휴식이 필요하고, 사람도 쉼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면서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지금은 '폰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불필요하고 과하게 넘치는 정보를 제외한 담백한 기능을 올려서 마음 건강과 몸 건강을 회복하자. 김미정 ㈜케이연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