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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6] 소소한 일상 대화로 학교 밖 고립·은둔 청소년 회복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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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569회   작성일 : 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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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전국 12곳
진단부터 상담·치유… 맞춤 지원
말벗·일상대화 등으로 친밀감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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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손잡고 편의점 내 계산대 화면을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 상담 전화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 여성가족부 제공
 


A군은 초등학생 때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한 뒤 은둔을 시작했다. 때때로 가족의 도움을 받아 방 밖으로 나온 적도 있었지만, 3년 넘게 은둔 생활은 이어졌다.

A군이 은둔하면서 가족 간 불화도 시작됐다. A군의 어머니는 주변 사람과의 왕래를 끊고 외출도 하지 않았다. A군의 상태를 묻는 주변 사람들의 질문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A군 어머니도 은둔 상태도 계속됐다. A군 어머니는 아들과의 갈등을 피하고 싶어 했다. A군이 혼자 방에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게임 캐시를 충전해주는 등 요구 사항을 들어주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A군과 아내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 A군 아버지는 “왜 방 밖으로 나오지 않냐”고 다그쳤고, 이 과정에서 A군과 갈등을 빚었다. A군 상담을 진행한 사례관리사는 “고립·은둔 청소년 문제는 단순히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이 무너지고 공동체가 무너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청소년과 가족 모두 회복 교육 필요


A군의 사연을 접한 경남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먼저 보호자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다. 권혁도 센터장은 “A군 어머니는 오랜 은둔으로 인해 자녀에 대한 죄책감이 컸으며, 은둔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조차 사라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부모 교육을 시작으로 A군 가족의 관계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자녀와 대화를 하지 않던 아버지는 A군과 대화를 시도하며 노력했다. A군 어머니 역시 정기적으로 외출하는 연습을 했다. A군은 “엄마, 어디 다녀왔어”라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 A군 역시 학습 지원을 신청하는 등 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12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를 중심으로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진단부터 상담, 치유, 학습, 가족관계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학교 울타리 안에 있는 고립·은둔 청소년의 경우 학교의 관심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학교를 그만둔 학교 밖 청소년들은 가족 이외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꿈드림센터에서는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이 3개월 이상 센터에 등록하지 않거나, 센터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 전담 상담사를 통해 고립·은둔 여부를 직접 확인한다.

고립·은둔 청소년으로 판단되면 전담 상담사들이 청소년 특성에 맞춰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을 진행한다. 경남 학교밖청소년센터는 온라인 상담소 ‘소소클럽’을 운영 중이다. 고립·은둔 상태에 놓인 청소년들은 대면 상담을 꺼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밤 시간대 이야기할 상대를 찾는 청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말벗이 되어주는 ‘별빛 상담실’도 운영한다.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고립·은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미술로 가까워져요’ 프로그램에서 한 청소년이 만들기를 하고 있다.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제공


고립·은둔 청소년의 경우 학교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일상 속 생활 습관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기상·수면 시간도 일정치 않아 은둔에서 벗어나기 더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서울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일상네컷’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수민 센터 담당자는 “아침에 일어날 때, 밤에 잠을 잘 때 사진을 찍는 ‘미션’을 주고 본인이 최대한 약속한 시각에 일어났다는 것을 메신저로 찍어서 보내는 방식”이라며 “일주일에 4컷을 완성하면 쿠폰을 지급하면서 ‘오늘 하루는 잘 잤니’ ‘어떤 걸 먹었니’라는 일상 대화로 친밀감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청소년 발굴부터 지원까지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응이다. 여가부는 지난 3~5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개발한 ‘고립·은둔 청소년 스크리닝 척도’를 통해 위기 진단을 했다. 그 결과 2개월간 사례관리 대상자로 등록된 청소년 수는 98명에 달했다.

또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유일하게 외출하는 편의점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손잡고 편의점 계산대(POS기)에 지원사업을 홍보하고, 편의점주나 직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에게 상담 전화(1388)를 안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용자가 많은 배달의민족을 통해 ‘1388’ 홍보도 진행했다. 카카오와 협력해 고립·은둔 청소년에게 캐릭터 ‘라이언&춘식이’ 인형도 선물했다.

과거 청소년기 고립·은둔은 개인에게 원인을 돌리거나, 가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고립·은둔이 나타나는 청소년들은 학교폭력이나 가족관계 문제, 건강 문제 등을 겪는 위기 청소년인 경우가 많다. 또 조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고립·은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정부와 사회가 이들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여가부는 고립·은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첫 실태조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고립·은둔을 시작하는 시기부터 기간, 계기 등을 파악하게 된다. 또 고립·은둔 생활이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식생활·수면·건강상태 등을 조사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한 청소년들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정책을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올해 처음으로 고립·은둔 청소년을 전담하는 지원 사업이 시작되면서 현장 호응이 높았다”라며 “주변에 고립·은둔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과 부모들이 언제든지 정부에 지원을 신청하고 적기에 도움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은 “실효성 있는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현재 진행 중인 실태조사에 많은 청소년이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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