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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엄마는 ‘카톡’·딸은 ‘인스타’가 소통 창구…스마트폰 줄이기 도전해보니[안녕,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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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274회   작성일 : 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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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우리 가족은 스마트폰과 이별 중

전민수씨와 가족들의 디지털 디톡스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 약속 시간까지 알려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어깨는 늘 뻐근하고, 머리는 멍하고, 때로 우울감도 엄습한다. 일상을 의지했더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가 삶에서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와 건강하고 안녕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스마트폰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정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약 3주(가정마다 2주이나 실험 시작일이 다름)간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이중 두 가정은 스마트 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막바지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공식적인 실험은 끝났지만, 네 가정 모두 스마트폰의 현명한 사용을 위한 자발적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1회에서는 네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디지털 디톡스 전후의 변화를 전한다.

#과의존 모녀 디톡스 도전 #포기 못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으로 다른 참여자보다 길었던 전민수(44)씨. 4시간 9분으로 청소년 참여자 중 가장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전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실험 기간 달성하려했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양은 실험 참여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폰 더 오래 쓴 첫째 딸…“‘인스타그램’은 친구와 대화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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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과 스마트폰 디톡스에 도전한 가족들  두 딸과 스마트폰 디톡스에 도전한 가족들서울 강북구에 사는 전민수씨와 가족들이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식탁 위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다.
곽진웅 기자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

실험 기간 주현양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 이전보다 46분이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양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려면 무조건 이걸 써야 한다”고 했다. 주현양 또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전하는 통로다. 하굣길에 곧장 놀이터로 향하던 과거와 달리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 다른 친구와 놀 시간을 정하려면 스마트폰은 필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말을 걸고, 유행하는 숏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서 올려야 한다. 주현양은 “이걸(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민수씨는 실험에 참여하려고 했을 때부터 이번 도전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민수씨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 딸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 결과를 받아 들고선 의심의 눈초리부터 날렸다. ‘스마트폰을 적절히 조절한다(21점)’는 결과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집에 오면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두던 주현양은 이젠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친구의 인스타그램 메시지에 답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변한 딸이 걱정됐던 민수씨는 ‘한 번 끊어 내보자’며 주현양을 설득해 함께 실험에 참여했다.


일과 시간 다른 가족들…“서로 이해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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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 체크리스트 확인 중인 가족들

스마트폰 사용 체크리스트 확인 중인 가족들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전민수씨와 가족들이 디지털 디톡스를 끝낸 뒤 한주 동안 매일 작성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있다.
김주연 기자

딸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민수씨의 디지털 디톡스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민수씨는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22분 사용할 정도로 소통에 힘을 쏟았던 민수씨는 우선 시급하지 않은 단톡방부터 하나 둘씩 접속을 줄였다. 울리는 알람에 신경쓰지 않았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시간 20분 정도 쓰던 둘째 소이(10)양도 1시간 6분으로 사용 시간을 줄였다.

귀가하는 시간이 다른 가족들은 틈틈이 서로 대화했지만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는 어려웠다. 저녁마다 둘러앉아 체크리스트를 기록하는 것도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에는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온다”며 “퇴근 이후에는 잠시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싶은 것 정도는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어린아이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제 선뜻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주현양도 느끼는 게 없지는 않았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과의존이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실험에 참여한 덕분에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곽진웅·김주연·김서호·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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