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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생 100명 가운데 2명은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 나타났다. 2013년 첫 조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다. 또 피해 유형 가운데 성폭력과 사이버폭력 피해가 크게 늘었다.
- 학교폭력 피해 증가
교육부가 25일 발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이 나란히 전년 같은 조사보다 늘었다. 지난 4월 2024년 1차 조사에서 피해 응답률은 2.1%로 전년(1.9%)보다 0.2%포인트 늘었다. 2013년 첫 조사 때 2.2%를 보인 이후 11년 만에 2%대로 올라갔다. 또 지난해 9~10월 2023년 2차 조사 역시 피해 응답률은 1.7%로 전년(1.6%)보다 0.1%포인트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중학교에서 피해 응답률이 더 증가했다. 2024년 1차 조사에서 초등학교·중학교는 각각 4.2%, 1.6%로 전년보다 나란히 0.3%포인트 많아졌다. 고등학교는 0.5%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늘었다. 또 2023년 2차 조사에선 초·중·고가 각각 3.0%, 1.2%, 0.4%로 나타나 전년보다 0.1%포인트, 0.2%포인트, 0.1%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학교폭력 신고 건수에서도 확인된다. 교육부가 이날 함께 배포한 ‘학교폭력 사안 접수 및 처리 현황’을 보면 2023학년도(2023년 3월~2024년 2월) 신고 건수는 6만1445건으로, 전년(5만7981건)보다 6% 증가했다.
- 성폭력·사이버폭력 증가세 높아
2024년 1차 조사에서 피해 유형(복수응답)으로 ‘언어폭력’(39.4%)이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집단따돌림(각 15.5%), 사이버폭력(7.4%), 성폭력(5.9%), 강요(5.7%), 금품갈취(5.4%), 스토킹(5.3%) 등의 차례였다.
전년과 비교한 증가 폭으로 따지면, 언어폭력(2.3%포인트)과 성폭력(0.7%포인트), 사이버폭력(0.5%포인트) 등에서 두드러졌다. 성폭력은 2020년(3.7%)부터 4년 연속 증가했고,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세번째로 증가 폭이 큰 사이버폭력은 ‘초등학생’(6.3%), ‘중학생’(9.2%)에 비해 ‘고등학생’(10.4%)의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된 불법합성물(딥페이크)도 사이버폭력에 해당한다.
이 밖에 피해는 주로 일상에서 이뤄졌다. 피해 장소는 학교 안(70.9%)이 학교 밖(26.7%)보다 많았다. 가해자 유형은 ‘우리 학교 같은 반’(복수응답 48.4%)이 최다였다.
이에 대해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학생이 상호 작용을 하고 관계를 맺는 것을 배우는 발달 과정을 놓쳤다”며 “공동체성이나 회복탄력성을 길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성명을 내어 “기존 대책이 실효적이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결과”라며 “근본 예방을 위해 관계 회복과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발표는 예정보다 늦어져 제때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게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023년 1차 조사는 2차 조사 시기가 지난 지난해 연말에 발표됐고, 이번 2024년 1차 조사 결과도 2차 조사 진행 중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