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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창의하며] 당신의 '공감능력'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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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940회   작성일 : 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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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순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카카오가 멈췄다. 지난 15일 토요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갑자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모든 관련 서비스들이 먹통이 되면서 우리는 불편했고 불안했고 또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스마트폰 의존적이었던가를 깨닫는 주말을 보냈다.

10시간 넘게 지속된 카카오의 부재는 일상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파급력이 컸고, 누군가에게는 지독한 답답함을 또 누군가에게는 끊임없이 울리던 '카톡 카톡' 소음(?)으로부터 해방감을 선사했다.

올해 어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5.2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한국 직장인들의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는 수면시간에 육박하는 시간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보낸다. 인도네시아 5.7시간, 브라질 5.5시간에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3번째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로 등극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급속도로 더 높아졌고, 스마트폰 이용자 4명 중 1명은 중독상태이며 충격적이게도 유아의 중독비율이 30퍼센트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하니 이는 단순 걱정 수준을 넘어 사회문제로 까지 점화되는 상황이다.

어느 시점인가부터 사람들은 점점 대화를 잃어버리고 각자 스마트폰을 붙잡고 스마트폰 내에서 활동하고 소통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거나 스마트폰을 못하면 불안해 하고, 심지어 친구나 연인들과 함께 있을 때에도 따로 혹은 같이 스마트폰에 몰입한다. 이러한 스마트폰 과의존, SNS 과몰입 현상이 가져온 문제는 그리 단순하거나 가볍지 않다. 스마트폰을 통한 소통과 접속은 의미있는 일상의 소통과 연결로 이어지지 못했고 비대면상에서의 피상적 유대는 공감능력 저하 등 다양한 파생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미시간대학에서 197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진행되어 온 청소년들의 공감능력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들의 공감능력은 예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특히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는 변화추이를 나타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콘래드 교수와 유사한 주제로 연구하고 있는 MIT의 셰리 터클 교수는 2000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스마트폰 사용과 비대면 상의 피상적 연결이 공감능력 상실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면서 그 위험성을 매우 심각하게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김대진교수 연구팀에서도 fMRI를 통해 상대방의 표정변화에 뇌가 얼마나 정상적으로 반응하는가를 관찰한 결과 스마트폰 과사용군 집단이 정상 사용군에 비해 상대방의 표정변화에 둔감하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전 세계 36억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가 연결되고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우리는 그야말로 스마트폰 공화국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생활과 삶을 혁명적 편리함으로 바꾸고 있는 사이, 우리의 공감능력은 과연 안녕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공감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최선이자 최후의 희망이다'라는 자밀 자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공감은 나와 타인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역량이다.

스마트폰과의 적당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가파르게 결핍되고 있는 우리의 공감능력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희망해본다.



한기순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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