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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8] ‘로그아웃’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떠나는 아름다운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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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534회   작성일 : 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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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디지털 디톡스 바람이 분다.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이 바람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거나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휴식을 통해 피로한 심신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던 과거의 것과 다르게 현실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재미를 추구하며 비슷한 지향점을 가진 이들과의 공유를 통해 연대의 힘을 얻는 모양새다.

의지는 습관의 또 다른 이름

지난여름,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작곡가 코드 쿤스트가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임을 인정하며 디지털 디톡스를 단행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10시간 동안 개봉이 불가한 ‘금욕 상자’에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넣은 그는 이후 “모든 것이 마비되기 시작했다”며 금단 현상에 따른 괴로움을 호소했다.

고통은 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2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위험군과 잠재적 위험군을 포함한 과의존 위험군 수치는 23.6%다. 국민 4명 중 1명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는 의미다. <도파민네이션>의 저자인 애나 렘키 미국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교수는 “디지털 중독을 포함한 현대인의 중독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사회 초년생 유초롱씨는 ‘일일 평균 스크린 타임’이 19시간에 달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잠드는 날이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하긴 했지만, 또렷한 수치로 돌아온 증거는 공포에 가까웠다. 이대로 두었다간 ‘스몸비’(스마트폰+좀비)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렇다고 당장 스마트폰을 해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유씨는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각종 광고 채널, 쇼핑 앱, e메일 등의 알림 서비스를 ‘오프(OFF)’로 설정했다. 잠금 화면에 표시된 알림을 보고 이를 클릭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였다. 퇴근 후 인터넷 사용이 불가피할 때는 노트북을 이용해 피해 의식만 남기는 소셜미디어로의 발길을 차단했고, 영상을 시청할 땐 스마트폰의 ‘앱 시간제한’ 기능을 활성화해 과도한 몰입을 방지했다.

유씨는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금단 현상과 후폭풍을 줄일 수 있는 묘안이다. 절제하며 사용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문명의 이기가 어디 있겠느냐”며 “다만 내 의지를 믿어서는 안 된다. 유혹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몸이 기억하는 습관뿐”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박동영씨는 종종 문자메시지나 전화가 오지 않았음에도 진동을 느낀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유령진동증후군’을 경험했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물리치료를 받는 순간에도 ‘카톡’ 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고 했다.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거나 속도가 늦어지는 순간이면 자신도 모르게 초조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지킬 앤드 하이드’라 놀렸다. 

박씨는 “잠들기 전 습관처럼 ‘쇼츠’를 즐겨 봤다. 1분 남짓한 짧은 영상이라 시간적인 부담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계를 보면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곤 했다”며 “영양가 없는 콘텐츠에 수면 시간을 빼앗겼다는 자괴감과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에 노출되며 피로감이 누적됐다. 그러나 그보다 더 두려운 건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박씨는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분석,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유튜브 앱부터 홈 화면에서 지웠다. 화면을 스크롤하고 클릭하는 과정이 그의 관심을 사그라들게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잠들기 전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공간에 스마트폰을 두는 습관도 들였다. 물리적 거리로 불편함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박씨는 “오랜 놀이터가 사라져 심심할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라면서 “앱을 닫으니 주변 사람들을 한번 더 챙기는 시간이 생겼고 책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선택적 정보를 취하게 되면서 관심사가 늘었고 동시에 집중력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경기 용인시의 독립서점 ‘커피문고’에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 독서모임 ‘심야 책방’이 진행된다. 함께하는 구성원들은 오후 7시30분이 되면 일제히 스마트폰 전원을 끈다. 급하게 주고받을 연락이 있다면 미리 공지를 하고, 진행형으로 오가는 대화는 서둘러 정리한 다음 전화기를 뒤집어놓는다. 누가 먼저 규칙을 정한 것도 아닌데 책에 빠지는 순간을 즐기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던 이들은 자발적으로 전원 버튼을 누르고 세상과의 단절을 자처하기 시작했다.

일주일간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가져온 책, 한 주 동안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30분이 훌쩍 흐른다. 이후 구글 타이머로 1시간을 맞춰두고 저마다 독서에 집중하며 함께, 그러나 따로인 시간을 보낸다. 타이머 알림이 울리면 읽은 책의 내용을 말하고, 질문을 나눈다. 모임을 주도하는 권규태 모임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디지털 디톡스란 산만함이라는 독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집중력이 앉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구성원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타인과 눈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중요성을 깨달았다. 권 모임장은 “바쁜 삶 속에서 분리돼 잠시 쉬고 싶다면 한번쯤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아이러니하지만 디지털 디톡스를 위해 온라인에서 ‘함께’를 외치는 이들도 있다. ‘디지털 디톡스’ 과정을 연재하며 누리꾼들의 응원을 받기도 하고 비슷한 지향점을 가진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각자의 ‘도전기’를 공유하며 정보를 나누는 모습도 목격된다. 디지털 기기에 지친 사람들을 상대로 디지털 디톡스 캠프를 주선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산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디지털 기기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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