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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MBC 인기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가수이자 작곡가 ‘코쿤’이 스마트폰과 떨어져서 10시간을 보내는 디지털 도파민 디톡스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최근 스마트폰이나 SNS 등에서 일정시간 멀어지는 ‘도파민 디톡스 챌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도파민을 부르는 여러 자극을 일정시간 절제하며 뇌의 보상회로를 정상화한다는 것이다.
도파민 디톡스를 실천하려면 도파민 중독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중독치료센터 소장 애나 렘키(A.Lembke) 교수는 자신의 저서 ‘도파민네이션’을 통해 자극에 노출된 인간이 점점 더 큰 자극을 쫓는 현상을 ‘도파민 중독’이라고 표현했다. 도파민(Dopamine)이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으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전구체다. 주로 성취감, 보상감, 쾌락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도파민에 중독된 뇌는 쉽고 짧게 보상과 더 큰 자극에서만 쾌감을 얻게 된다. 문제는 현대인은 너무나 손쉽게 도파민을 얻을 수 있기에 도파민 중독에 거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못하는 것부터가 도파민 중독의 일종이다.
도파민 디톡스 역시 절제를 통해 뇌의 보상회로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도파민네이션’의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책에서는 중독 환자 치료를 위한 개념으로 몇 개월에 거친 장기간 치료를 제안했지만, 일반적으로 유행 중인 ‘도파민 디톡스’ 방법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정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SNS·게임·자극적인 음식 등에서 멀어진 채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음주와 흡연은 당연히 금지다. 그 시간은 책읽기·산책·건강식·가벼운 운동 등으로 대신한다. 굳이 말하자면 이른바 ‘간헐적 절제’다.
디톡스를 실천해 본 이들은 실제로 집중력과 기억력, 생산선이 개선되고 우울증 등 정서적인 문제에서도 도움을 받았다고 ‘간증’했다. 그럼 이 같은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사실 스마트폰 등 자극을 통한 도파민 중독과 도파민 디톡스에 대해서 명확한 근거가 밝혀진 것은 없다. 애초 애나 램킨 교수의 이론 ‘도박’이나 ‘마약’등의 ‘중독 문제’에 대한 이해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즉, 일반인들에게는 적용되기 어려운 이론이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관 김윤나 교수는 “도파민 디톡스 챌린지는 큰 맥락에서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미디어나 스마트폰 등이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나 SNS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그 자체가 도파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도리어 단기간에 갑자기 무엇인가를 절제하는 것은 도리어 반동작용을 부를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 김윤나 교수는 “심리상담적으로도 중독이 심할수록 갑자기 중단하면 반동작용이 강하게 일어난다”며 “갑작스러운 절식 다이어트에 도전을 하다가 폭식증이 올 수 있는 것처럼, 도피민 디톡스 후 3~4일간 통제가 되지 않을 만큼 유튜브나 게임에 집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동이 반복될수록 도리어 의존성만 강화될 수 있다는 것.
다만, 장기적으로 게임·스마트폰 등의 사용 의존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독서나 스토쿠, 가벼운 운동 등으로 대체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보상체계를 건강하게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윤나 교수는 “꼭 해야 할 일을 회피하고 게임이나 스마트폰 등에 빠진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회피하고 싶은 일을 마쳤을 때 보상으로 정해진 시간만큼 게임이나 스마트폰 등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면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도파민 디톡스라는 행동은 결과적으로 빠지기 쉬운 ‘사용중독’, ‘사용의존’을 줄이려는 것으로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다만 억지로 행동을 줄이는 것은 정답이 아니므로 자신에게 맞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게 좋다”고 격려했다.
이어 “스마트폰, 게임 등에 의존하는 경우 자신도 모르는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상담을 적극적으로 받아보는 것도 권장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