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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용자 24%는 ‘스마트폰 과의존’
상당수가 “스마트폰 확인 못하면 불안해져”
유튜브 쇼츠·틱톡 등 숏품 콘텐츠 인기끌며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보다가 잠들기 일쑤
2030 주의력결핍장애 환자 크게 늘어나
#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29)는 최근 소설책을 읽으려다 포기했다. 카카오톡 메신저 알람이 울려 대화방을 확인한 뒤, 지인이 공유한 유튜브 ‘숏츠’ 링크를 타고 추천 영상을 보며 시간을 한참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김씨는 “책 한 권을 진득하게 읽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며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다 한 해를 다 날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는 스마트폰이 지목된다. 수시로 울려대는 메신저 알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새 게시물 확인, 영상 시청으로 시간을 보내며 일상이 통제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3~69세 스마트폰 이용자 2만4637명 가운데 23.6%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한다. 이 중 74%는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못하면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영상 시청뿐 아니라 게임, SNS, 온라인 쇼핑 등 일상 전반을 스마트폰과 함께 보내면서 주의력 결핍이 생긴다는 해석이다.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해소 상담기관인 스마트쉼센터 온라인 상담 게시판에는 “팝콘 브레인(강한 자극만 추구하는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스마트폰에 중독돼 해야 하는 일을 못하고 있어요” 등을 호소하는 내용이 다수 올라왔다.
1분 안팎의 짧은 동영상인 ‘숏폼’ 콘텐츠의 중독성이 커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많다. 숏폼 영상 탓에 아동청소년들의 정보 처리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2030세대라고 예외가 아닌 것이다.
직장인 박모씨(31)는 “시도때도 없이 잡생각이 들어 아무것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3시간씩 틱톡 보는 게 일상”이라며 “아무것도 못하니 자존감이 낮아져 업무를 할 때도 실수가 잦다”고 했다.
성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 과잉행동, 학습 및 수행 능력의 저하 등 ADHD의 주요 증상이 2030세대가 경험하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준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책을 읽거나 대화하는 도중 쉽게 주의가 분산된다’ 등 문항에 ‘O·X’로 답하는 ADHD 자가테스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실제 병원을 찾는 2030대 ADHD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와 30대 ADHD 환자는 각각 3만3672명, 1만6376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대비 4배, 7배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본인의 의지 부족 탓으로 돌리면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명경 한국집중력센터 소장은 “계획한 일을 성취하지 못하는 경험이 지속되면 무능감, 우울, 불안이 원인이 되어 다시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리상담이나 약물치료 등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