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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6] 스마트폰, 유아동 발달 저하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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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1,424회   작성일 : 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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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디지털 대전환 시대, 아동이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이용이 유아기 아동의 발달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래픽=Midjourney, 편집=박설민 기자 


최근 백화점, 대형마트에선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쇼핑카트에 앉아 유튜브 채널을 탐색하는 솜씨는 성인 스마트폰 이용자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로봇, 인형으로 가득 찬 장난감 가게 앞을 지나가도 아이들의 시선은 손바닥 만한 디스플레이 화면에 고정돼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보모’에게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마음 편히 쇼핑을 한다.

4차 산업·디지털 대전환 시대, 아동이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들의 집중력 및 지능 발달에 악영향을 줄까해서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2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의 26.7%가 3~9세 미만의 유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은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어른들의 우려처럼 지능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자 <시사위크>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살펴봤다.

‘4대 발달’ 미숙 아동, 스마트폰 사용 시간 길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다수 연구진들의 입장은 ‘사실’이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아동의 인지 능력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도 국제 저명 의료 학술지에 여럿 게재돼 있다. 특히 아동 발달 4대 핵심 요소인 △대근육 운동 △언어 △미세운동 △개인·사회성에 스마트폰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한 최근 연구 결과에는 글로벌 심리학회 학술지 ‘엑타 사이콜로지카(Acta Psychologica)’에 게재된 태국 왈라일락대학교(Walailak University) 의과대학 연구팀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발표된 이 연구 논문은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용시간은 아동 초기 발달 문제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왈라일락대 연구팀은 아동 발달과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용 기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 덴버 지역의 평균 연령 4~5세 85명의 아동을 모집했다. 그 다음 아동들의 7일 동안의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내용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아동 발달 4대 요소와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시간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 아동의 7일간 스마트폰·태블릿 평균 사용 시간은 각각 82.78분과 62.82분이었다. 이때 정상 아동의 스마트폰·태블릿 이용 시간은 각각 80.41분, 58.7분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4대 요소 비정상 발달 의심이 되는 아동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평균 사용 시간은 103.73분, 62.13분으로 정상 아동보다 길었다.

스마트폰이 발달 아동에게 부정적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요소는 ‘미세운동-적응’이었다. 실험에 참여한 아동 32.94%가 미세운동 능력 발달 미숙이 발견됐는데 이 아동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98.17분이었다. 정상 아동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75.23분)보다 30% 가량 긴 수치다.

이밖에도 △개인·사회성(11.76%) △언어(9.42%) △대근육 운동(2.35%) 발달 미숙 아동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정상 아동보다 모두 길었다. 특히 앉고, 걷고, 뛰는 능력인 대근육 운동 미숙 아동의 경우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143.58분으로 정상 아동보다 77% 길었다.

왈라일락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어린이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용 기간과 총 운동 발달 사이에 매우 큰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보호자는 아동의 비정상적 발달을 예방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 시간에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은 아동 4대 발달 요소인 대근육 운동 △언어 △미세운동 △개인·사회성의 저해 뿐만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Gettyimagesbank 


“우는 아이 달래려고 스마트폰 주면 정서 발달 저해”

떼쓰는 아이를 달래려고 스마트폰을 주는 행위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미국 미시간 대학교 의과 및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내용이다.

연구팀은 3~5세 아동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 및 부모의 관리 태도를 측정했다. 실험은 422명의 부모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험 기간은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6개월간 이뤄졌다. 수집한 데이터는 스마트폰 사용 시 아동의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s)’ 변화 분석에 이용됐다.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s)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행 기능은 뇌가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고 제어하는 능력이다.

실험 결과 약 8.5%의 부모는 투정을 부리거나 화가 난 아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스마트폰을 받아 사용한 아동은 순간적으로 정서적 고통 완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이것이 반복될 경우 습관화되면서 점차 고통 완화 효과가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아동 뇌의 집행 기능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 연구진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앱, 영상 등 콘텐츠는 순간적으로 아동의 스트레스 완화에 큰 효과가 있지만 감정의 습관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 감정 조절 능력이 악화될 수 있으며 특히 단기 집중력이 강한 남자 어린이의 경우 악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스마트폰 이용 습관이 자녀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대표적 사례는 세명대, 연세대, 고신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지난 2021년 6월 발표한 내용이다. 공동연구팀은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 아동 4,656명의 스마트폰 습관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부모의 스마트폰 중독은 아동의 일상생활장애, 가상세계지향성, 금단 현상 등 스마트폰 중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소속 제스 M. 에런필드 의학 박사는 “스마트폰 사용은 어린이의 연령에 따라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며 “아직 두뇌가 발달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은 나이가 많은 아이들보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더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미국소아과협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소속 제니 라데스키 미시간 의과대학 소아과 전문의는 “스마트폰의 결정적 차이는 아이들이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대화, 학습, 운동, 수면 등 중요한 행동을 방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동의 안전한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선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Gettyimagesbank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스마트폰 사용 가이드라인 필수”

현대 사회는 아동이 스마트폰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학습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는 자연스레 스마트폰에 가까워지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3월 발표한 ‘2022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이유는 ‘부모 활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35.2%로 가장 많았다. 또한 ‘식사, 재우기 등 양육의 보조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다는 답변도 13.2%에 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아동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정에서 올바른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발표한 유아동 스마트폰 사용 가이드라인에서 1세 미만 아동 스마트폰을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2세~4세까지 아동도 1시간 이하만 사용하도록 보호자가 돌봐야 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든 사람은 삶의 시작 지점부터 최선을 다해야 최선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특히 유아기는 급속할 발달이 이뤄지는 시기인 만큼 스마트폰 등 생활 방식 패턴을 조정해 건강 증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아동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지침을 마련·권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에서 발표한 ‘부모를 위한 디지털 미디어 지침서’다. 지침서는 1~3세, 4~7세 등 아동 나이별 스마트폰 및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먼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24개월 이하 아동에겐 스마트폰을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 이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18~24개월 사이의 자녀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부모와 같이 짧게 사용하는 원칙을 지킬 것, 온라인 동영상 등 콘텐츠보단 가족과의 영상통화 등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4~7세 이상 아동의 경우엔 구체적 자아를 갖게 된 아이의 정서에 맞춰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만들어줄 것을 권고했다. 세부 권고 내용은 ‘아이와 함께 이용 규칙을 정할 것’, ‘디지털 미디어 시청을 기록할 것’, ‘스마트폰은 사용하되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늘릴 것’, ‘스마트폰을 대체할 취미를 찾아줄 것’, ‘스마트폰·PC 사용 쿠폰을 만들어 아동의 욕구 조절 훈련을 진행할 것’ 등이다.

박양동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 이사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아동의 인지나 발달장애가 발생하게 된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반드시 부모와 같이 사용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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