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안구건조증·내사시·백내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안과 김창주 교수가 환자의 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코로나19로 실내활동이 늘면서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게 됐다. 동시에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비례해 눈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눈은 각막을 통해 외부 사물을 받아들이고,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해 망막에 상을 뚜렷하게 맺히게 한다. 스마트폰과 같이 작은 화면의 전자기기를 가까운 거리에서 오랜 시간 바라보면 눈이 피로해지면서 안구건조증(건성안 증후군),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 사시 같은 안구정렬이상이 발생한다. 연령에 따라서 근시와 노안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블루라이트)은 수정체와 망막에 손상을 일으켜 백내장과 황반변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안구건조증 등 안과질환 유발
화면 볼 땐 팔 충분히 편 상태서
눈 정면 또는 30도 아래 둬야
눈 불편하면 인공눈물 사용을
■계절에 상관없이 안구건조증 늘어
성인의 눈은 1분에 20회 정도 깜빡이면서 눈물을 눈 전체에 골고루 퍼지게 한다. 눈물을 통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나 이물질을 배출시키고,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독서나 스마트폰 보기와 같은 근거리 작업 때에는 자연스레 눈 깜빡임 횟수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이런 경우 눈물막이 충분히 유지되지 못하고 공기 중에 각막이 반복적으로 노출돼 상처가 생기면 인공눈물을 포함한 다른 처치를 한다 해도 상처 회복 전까지 이물감·불편감이 지속된다. 심하면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고 안구·전신피로,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며 각막과 결막이 건조해지면서 건성각결막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전에는 안구건조증이 봄·겨울철 건조한 날씨, 혹은 실내에서 에어컨이나 히터 가동 등에 의해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계절과 상황에 상관없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스마트폰 사용이 꼽힌다.
눈은 수정체를 둘러싼 근육을 조절해 가까운 거리의 스마트폰에 선명하게 초점을 맞춘다. 만약 중간에 조절을 풀어주기 위한 원거리 주시(창 밖의 먼 산을 보는 것과 같은)가 없이 연속해서 근거리 주시를 하면, 눈의 조절근은 긴장된 상태를 계속 유지하게 되고 결국 눈의 피로감이 증대된다.
피로감 외에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조절작용이 일어난다면 눈이 코 쪽으로 모이는 내사시도 발생할 수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안과 김창주 교수는 “최근 20~40대에서 내사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수개월 사이에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내사시 증상이 생겼다면 스마트폰 사용이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며 “이는 근거리 주시를 위해 초점을 맞추는 조절작용과 더불어 눈모음이 반사적으로 함께 일어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청색광은 백내장, 황반변성 위험인자
잦은 스마트폰 사용은 어린이의 근시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사물을 가까이 보려면 조절 근육이 당겨지면서 수정체가 볼록해진다. 성인에 비해 10세 이하 아이들의 경우 조절력이 크며 이러한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조절 근육이 이완되기까지 시간이 성인보다 많이 필요하다. 이때 안경도수를 잘못 측정하게 되면, 근시의 진행을 더욱 촉진시킬 수도 있다.
아직 노안과 스마트폰 사용의 직접적인 상관관계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을 눈 가까이 두고 사용하는 것은 조절력이 떨어진 노안의 경우 눈의 피로감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안구건조증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화면에서 발산되는 청색광은 안구건조증 외에도 백내장과 황반변성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김창주 교수는 “청색광은 각막의 상피세포 손상을 유발해 안구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고, 청색광이 흡수된 수정체엔 투명도 감소와 색의 변화로 인한 백내장, 망막엔 기능과 형태적인 변성으로 인한 황반변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분 사용 후 10분 휴식
그렇다면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안질환을 예방하고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김창주 교수는 다음과 같은 스마트폰 사용 요령을 조언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팔을 충분히 편 상태(50~60cm)에서 화면을 눈의 정면, 혹은 30도 정도 아래에 위치시킨다. 화면은 중간 밝기로 하고, 글자 크기는 인상을 쓰지 않고도 편히 보일 정도의 크기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사용 중에는 의식적으로 자주 눈을 깜빡이며, 평소에 눈이 불편하다면 미리 (방부제 없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구건조증을 줄여줄 수 있다. 또 주기적으로 눈에 휴식을 줄 필요가 있다. 50분가량 집중적인 사용 뒤 10분 정도씩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도움 된다(아이들의 경우엔 20~25분 사용 후 휴식을 권장한다). 청색광을 차단하기 위해선 보안경, 스마트폰의 자체 필터나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잠자기 전 불을 끈 상태에서는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길 권한다.”
출처: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41917395942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