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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1] 중독이 아닌 감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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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834회   작성일 : 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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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가지고 놀 만한, 시간을 소비할 만한 마땅한 콘텐츠들이 없었다. 지금이야 인터넷부터 해서 게임, 영화, 웹툰, 웹소설, 아이돌 등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긴 하지만 말이다.

게임을 하려면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하는 오락실에 가야 했고, 만화를 보려고 해도 보물섬 같은 비싼 만화잡지를 사야 했다. 종이를 접어 딱지치기를 해야 했고, 막대기로 땅바닥에 선을 긋고 오징어 게임을 해야 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라는 것이 등장하더니 2010년에는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소위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방대한 정보와 유통망이 생긴 온라인이라는 거대한 공간이 생겼고,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활방식이 되었다.

더 많은 정보가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빠르고 편하게 공급되면 그러지 못했던 과거보다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사람들은 의사결정에서 더 편협해지고, 여러 가지 유형의 중독자를 양산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인터넷 회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연결되는 정보와 콘텐츠 덕분에 굳이 오프라인 세상으로 나갈 필요 없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늘고 있다.

현실은 그들에게 중독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유튜브 중독 등 다양하다. 물론 과거에도 중독자들이 있었다. 마약, 알코올,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 말이다. 과거의 중독은 소위 그들만의 리그에서만 돌고 도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모든 종류 콘텐츠의 폭발적인 공급과 소비는 전방위적인 사회 문제를 낳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그런 환경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높으신 분들은 이런 현상을 규정짓고 해결하고자 우선 중독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였다. 중독자라고 낙인찍고 시작한다. 왜 그런 좋지 않은 걸 접했느냐는 대상에 대한 비난이 들어가 있다. 아직 인격이 성숙하지 못한, 절제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에게도 너는 게임 중독자야, 스마트폰 중독자야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과연 이게 온당한가.

정보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그 정보에 학생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게 만든 건 결국 어른들이 한 일이다. 그들이 중독될 만한 나쁜 환경을 제공한 건 다름 아닌 어른들이 돈을 벌고자 만든 상품이란 말이다.

그런데 왜 아이들에게 중독자라는 낙인을 찍는가. 반성해야 할 주체는 중독을 당한 아이들이 아닌 중독 시킨 어른들이다. 필자는 그래서 중독이라는 단어가 싫다. 이는 책임을 회피하는 그들의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 아이들의 무색투명한 스케치북에 온갖 나쁜 바이러스를 들이댄 그들이 반성을 해야 한다.

필자는 그래서 중독이 아닌 감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감염이라는 단어에는 최소한 감염을 당한 대상에 대한 비난은 없다. 감염시킨 바이러스가 나쁜 놈이니 말이다. 감염은 치료하면 된다.

앞으로 최소한 우리 아이들을 상대로 게임 중독자니 스마트폰 중독자니 그런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아이들은 그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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