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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0] 칼부림 예고에 전쟁 중계까지...인터넷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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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창동iwill   조회수 : 691회   작성일 : 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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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예고글. 사진=갈무리 

최근 서울 신림동과 분당에서 충격적인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벌어지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SNS 및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무분별한 가짜뉴스 등이 광범위하게 퍼지며 사회적 부담도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소위 가짜 칼부림 예고글이 넘실대는 한편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빠르게 퍼지며 국민의 공포를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SNS 및 인터넷 커뮤니티 전반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화풀이식 접근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인생의 낭비"

모바일 시대가 열리며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의 인기도 폭발했습니다. 기존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정보가 인터넷, 특히 모바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공간을 넘어 콘텐츠를 연결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방에 앉아 스마트폰만으로 세계 반대편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수평의 시대를 살게 됐습니다. 권력자의 부당한 권력에 맞서 더욱 응축된 힘을 모을 수 있게 됐으며,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습득해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지는 부작용입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의 발전으로 우리는 정보의 평준화 세계에 한 발 다가갔으나, 그 만큼 '필요없는 정보'와의 만남도 잦아졌기 때문입니다. 그 '필요없는 정보'에는 단순히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콘텐츠도 있겠으나 가짜뉴스와 악의적 콘텐츠라는 악마적 디테일이 포함되어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합니다.

경찰의 공권력과 행정력을 낭비하는 칼부림 예고글이 대표적입니다. 신림동과 분당에서 길거리의 악마가 난동을 부린 후 서울과 청주, 원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가짜 칼부림 예고글이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진짜 칼부림 예고글이면 장르가 바뀌는 것이며 가짜 예고글이라면 이 보다 더 적나라하게 SNS 및 인터넷 커뮤니티의 폐혜를 보여주는 사례는 없을 지경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연결의 창구가 오히려 세상과의 단절을 끌어내는 마중물이 된다는 점입니다. 소위 '있어빌리티'로 포장된 온라인 셀럽들의 화려한 삶이 가감없이 노출되며 이를 동경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더 절망하는 일도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결국 '이 세상에서 나만 제일 불쌍하다'는 망상에 빠지게 되어 극단적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세상에 나와서는 안되는 끔찍하고 추악하며, 중독적이고 불필요한 정보가 넘칩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세상을 더 수평적이고 기민하게 만드는 통로로 활동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으나, 이제는 악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 것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인류의 가장 참혹한 범죄인 전쟁도 SNS와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갑자기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명대사가 떠오릅니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
압박이 능사일까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불확실한 정보, 나아가 유해한 정보의 유통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여러가지 대안이 존재하는 가운데 특히 '인터넷 실명제'라는 방안이 시선을 잡아 가둡니다. 인터넷 환경에서 실명제가 실시된다면 최소한의 악의적 정보 유통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2007년 전격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기 전까지도 큰 존재감을 자랑하지 못했습니다. 일일 방문자 수 10만명 이상의 인터넷 게시판에 실명제를 도입했으나 불법 게시물 감소는 없었고, 오히려 실명제가 도입되지 못하는 외산 플랫폼 쏠림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가 일제히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한다면 모를까. 한국 서비스만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실명제는 결국 토종 플랫폼의 붕괴만 끌어낼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효과마저 없었지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도 비슷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압박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장점만 취하고 단점을 버릴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을까요? 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확실한 방법이 유일하게 존재합니다.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입니다.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일종의 디지털 문해력을 키워 온전한 디지털 시민이 되는 법. 오직 이 방법만이 지금의 미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입니다.

너무 허망한 대안이라고요? 아닙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필수재로 여겨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만 예정된 디지털 시대의 미래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간이 걸려도, 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고 해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학습현장은 물론 직장 등 온 사회에 광범위하게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코딩 교육도 좋고 메타버스 교육도 좋지만, 이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우리의 미래뿌리를 온전히 세워야 합니다.

정부는 당장 관련예산을 확충하고 체계적인 로드맵을 세워야 합니다. 언제까지 IP추적으로 가짜 칼부림 예고글을 올린 이들을 잡을 것이며, 언제까지 가짜뉴스가 아무런 죄책감없이 번지는 것을 방치할 생각입니까. 늦었을 때가 오히려 빠를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 디지털 리터러시 백년대계를 세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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