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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5만3133명 조사 결과…하루 3시간만 봐도 과체중 위험 증가
- 스마트폰 사용량 식습관 영향...무의식적인 음식 섭취 늘어나
스마트폰에서 채팅, 게임, 영상, 음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많이 사용할수록 탄산음료 섭취가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이 아니라 일반적인 수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식습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하나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2~18세 한국 청소년 5만3133명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과 식습관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질병관리청의 2017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자료에서 30일간 스마트폰을 사용했다고 응답한 남학생 2만6219명과 여학생 2만6914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스마트폰 사용 콘텐츠가 비만과 식생활 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최근 학계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먹는 <마인드리스 이팅(mindless eating)>이 과식을 유발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TV 시청과 같은 스크린 매체 사용이 마인드리스 이팅을 부추겨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발표됐다.
연구진은 스마트폰도 TV와 같은 스크린 매체일 뿐만 아니라 휴대가 쉽고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식습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청소년기의 건강이 성인에까지 이어진다는 점과 청소년 층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해 청소년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청소년의 과체중과 비만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은 2시간 미만으로 사용하는 청소년보다 비만을 유발하기 쉬운 식습관을 더 많이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라면, 과자, 패스트푸드, 탄산음료를 더 많이 섭취하는 반면 과일이나 채소 섭취량은 적었다.
또 스마트폰을 하루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은 과체중 및 비만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 청소년은 2시간 미만으로 사용한 청소년에 비해 비만 유병률이 1.28배 높았다.
스마트폰 사용 콘텐츠에 따라서도 채팅, 게임, 영상, 음악, SNS를 주로 사용한 청소년이 학습이나 정보검색을 주로 사용한 청소년보다 탄산음료와 가당음료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스마트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스마트폰 중독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19년 5월 처음으로 스마트폰 사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5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규정만 제시했다. WHO는 만 1세 어린이의 경우 전자기기 화면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2∼4세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보는 시간을 하루 1시간 이내로 조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오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이 아니라 일반적인 수준의 스마트폰 사용 범주에서 스마트폰과 건강의 관계를 조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청소년의 스마트폰 습관이 시간이나 사용 컨텐츠에 따라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이달 7~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제영양과학회(Nutrition 2021)>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