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스마트폰을 통해 불법도박을 시작했다. 처음 50만원으로 시작해 100만원을 따자 A씨는 배팅액을 늘려나갔다. 따고 잃은 일이 반복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생활비와 급여까지 모두 도박자금으로 썼다. 결국 빚까지 지고 도박에 빠져들었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태였다. A씨는 그제서야 불법도박이 절대로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임을 깨닫고 자신이 도박중독라는 걸 인정했다.
인천지역에서 도박중독으로 인한 상담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생활변화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손쉽게 불법도박에 접근하게 되면서 도박중독이 젊은층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30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인천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도박중독 상담 접수 건수는 1천96건으로 지난해 966건보다 130건(13%)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한해 상담은 774건이었다.
접수 건수뿐 아니라 도박중독 유병율도 증가했다. 유병율이란 전체 인구 중 특정한 장애나 질병 또는 심리신체적 상태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분율로 잠재적인 환자들을 알 수 있는데 사용된다.
인천센터에서는 2년마다 한 번씩 도박중독 유병율을 체크하는데 인천지역의 도박중독 유병율은 2018년 0.9%에서 2020년 1.6%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도박중독이 늘어가는 원인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다.
영업 제한으로 인해 대면문화가 점차 사라져가면서 놀거리가 없어지고 여기에 취업과 경제 사정까지 어려워져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이 도박에 빠져든다는 분석이다.
중독을 부추기는 원인 중 또 하나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나 스팸문자로 오는 사이트를 통한 불법도박이 전보다 쉬워졌다.
센터는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일정한 수입이 있는 2030 세대들이 올해 센터에 문을 두드린 것만 544명(49%)으로 전체의 절반가량 집계됐다.
불법도박은 절대로 돈을 얻을 수 없는 구조라고 인천센터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10명이 10만원씩 돈을 걸면 그 중 수수료를 업체가 20% 떼어간 뒤 80만원을 서로가 승패에 따라 나눠 갖는다. 두 번째 판에도 똑같이 이어진다. 여기서도 20%를 떼고 나머지 금액을 갖는다. 수수료 명목으로 불법도박 업체만 돈을 벌고 나머지 사람들은 점점 돈을 잃어가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청소년들도 불법도박에 가까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합법도박이 성인인증 등 절차가 까다로운 반면 불법도박 사이트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별도의 성인인증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올해 센터에 문을 두드린 청소년들은 35명으로 전체의 10%도 안되는 숫자지만 인천센터측은 유의깊게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센터는 학교의 의뢰가 있는 경우 전문가나 도박중독 예방 교육 과정을 수료한 강사들이 1시간씩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센터 관계자는 "2017년 8명이었던 학생들이 2018년 28명, 2019년 49명으로 빠르게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이후 41명 올해 35명으로 주춤했다. 수치상으로는 줄어들었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학교에서 문제 학생 등 낙인찍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센터에서는 도박중독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심리치료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출처: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19459